20190404

그렇게 부모가 된다



대변이라는건 손으로 만지면 안되는거고 내것 말고는 보지도 말아야한다고 생각했는데, 아니 그냥 더러운 것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두돌된 우리 아들 똥은 이게 똥이 아니라 그냥 씻어낼것이라고 생각이 들면서 아무렇지 않게 손으로 씻겨주고 있는 내 자신이 문득 신기함. 그런데 아이가 점점 커가니 점점 똥의 본질을 느끼게 되기 시작함.. 전 아기 변비 걸려서 와이프가 발 동동 구를때 맨손으로 똥꼬속에 손가락 넣어서 굳은 똥대가리 붙잡아 빼준적도 있어요. 이게 마중물처럼 되서 한참을 뱃속에서 아이를 괴롭히던 응가들이 쏟아지는데 냄새고 뭐고 시원한거 같아보여서 한참을 손도 안 씻고 웃으면서 쳐다보던 기억이 있네요. 비위도 약한데.... 쩝. 저도 애기 응가 싸는데 못싸고 짜증내고 울기만 해서 들여다 봤더니 항문도 되게 얇아가지고 투명한 안쪽에 엄청 큰 똥이 있더군요. 고민안하고 나무젓가락 부셔서 똥 바깥쪽부터 살살 깨줬더니 확 쌌드랬습니다 ㅋㅋㅋ 내가 대변 도우미가 될줄이야 아...최근 제 와이프 모습이네요... 진짜...와이프 존경합니다... 주말에 와이프 외출하고...혼자 애보니... 와....야근하는 게 더 편하구나라는 생각이;;;; 진심 한편으로는 결혼하고 애낳고 능력되는분들부럽고 심지어 내 부모도 성공한일이라서 더 부러움 난 못하고 난안되고 난할수없다는 점이 외롭지만 그냥 이렇게 죽는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됨 나에게 있어서 인생자체는 한결같이 고통이었음 아빠도 아니고, 가장도 아닌... 그저 아무것도 아닌 나를 아빠로, 가장으로 만들어주는건 바로 자식입니다. 아이와 내가 같이 자라는 것이지 모든 준비를 완벽히 마치고 아이를 맞이하는건 아닌거 같아요. 이 세상에 나 하나 없어져도 아무 문제없는 잉여인간인 나에게 그래도 가족은 나를 꼭 필요로 하니까... 요즘은 어떨지 모르겠으나 저는 그랬습니다. 응팔에서 성동일님께서 덕선양한테 "아빠도 아빠가 처음이라..." 라는 말을 하더군요 ㅎㅎ